핵심 요약: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13일부터 전국 67개 대형마트 매장 임시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열흘 만으로, 사실상 파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직원 1만2천명과 간접고용 1천명이 실업 위기에 놓이면서 정부도 긴급 지원책을 마련하고 나섰습니다.
홈플러스, 오늘부터 정말 문을 닫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13일부터 전국 67개 대형마트 매장이 임시휴업에 들어갔습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관리 어려움으로 13일부터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임대매장의 경우 입점업주들이 원하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회생절차 폐지의 전말
이번 사태의 결정적 계기는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입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천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계인집회 심의·결의에 부치지 않고 절차를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는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을 폐점하고 대형마트 본체 매각도 추진했지만, 침체된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황 속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회생계획을 수행할 수 없어 절차가 폐지된 경우 채무자 기업이 밟을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파산뿐입니다. 회사는 결정일로부터 14일 안에 즉시항고할 수 있었고, 이 기간 안에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 법원을 설득하는 것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운영자금 2천억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 즉시항고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사모펀드 MBK와 메리츠는 추가 지원금 2천억원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대매장은 그대로 영업할 수 있다는데?
네, 가능합니다. 임대매장은 홈플러스 본사와 별개로 입점업주가 임차 형태로 운영하는 매장이어서, 입점업주가 원하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반면 홈플러스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들은 이번 휴업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남은 직원과 협력업체는 어떻게 되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상황은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차·청소·시설관리 등을 맡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이탈하면서 홈플러스 직고용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대신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선식품·주류 품목 상당수는 납품이 끊겼고, 이미 납품받은 물품도 대금 정산 문제로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매장은 자체 브랜드(PB)인 ‘심플러스’ 제품 재고 위주로 판매를 이어갔고,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인 ‘매직배송’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울산 지역에서는 메가푸드마켓 울산점과 동구점 두 곳만 남아 있었는데, 두 매장 모두 부동산투자회사 소유의 임차 점포로 파산이 현실화되면 세입자인 홈플러스가 매장을 비워줘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울산에서는 회생 과정 중 지난해 12월 북구점, 올해 2월 남구점이 잇따라 문을 닫았습니다. 마트 노동자와 입점업체 종사자를 합쳐 1만2천명가량의 직고용 인원에 간접고용 1천명을 더하면 모두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부는 어떤 지원책을 마련했나
고용노동부는 홈플러스 사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6월 임금체불 전수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가 마련한 지원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 1인당 최대 2천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 지급, 1인당 1천만원 한도로 연 1.5% 저금리 생계비 융자
-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 재직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 연 1.5%, 최대 2천만원
- 실직 근로자: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의 60% 실업급여,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 이용 가능
- 실업급여 요건 미충족자: 국민취업지원제도 통해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60만~100만원가량 구직촉진수당 지급
- 직업훈련 참여 실직 근로자: 중위소득 80% 이하 실업급여 비수급자 대상 최대 1천만원, 연 1.0%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
- 중소 협력업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 경영안정자금 9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3천500억원 등 총 4천400억원 규모 긴급 유동성 지원
용어 정리
-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빚에 시달리는 기업이 법원의 관리 아래 채무를 조정하며 회사를 되살려보려는 절차를 말합니다.
- 즉시항고: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정해진 기간 안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 대지급금: 회사가 임금을 못 준 경우 정부가 근로자에게 우선 지급해주는 돈을 말합니다.
- PB(자체브랜드):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해 만든 자체 상표 상품으로, 홈플러스의 ‘심플러스’가 대표적입니다.
- 매직배송: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당일배송 온라인 주문 서비스입니다.
생각해볼 점
- 대형마트 본체 매각과 자금 조달이 끝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오프라인 유통 업황 전반의 침체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다른 대형마트들에는 어떤 신호로 읽힐 수 있을까요.
- 사모펀드 간 추가 지원금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 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만큼, 기업 인수·매각 구조에서 이해관계자 보호는 어떻게 다뤄져야 할지 생각해볼 만합니다.
- 임대매장은 입점업주 뜻에 따라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홈플러스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매장별로 다른 운명을 맞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