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기 병목현상’ 잡는 카이스트·성균관대 신기술

핵심 요약: 카이스트와 성균관대 공동 연구진이 반도체 내부에서 전기가 흐르는 길이 막혀 성능 저하와 전력 낭비를 일으키는 ‘전기 병목현상’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AI 반도체 시대에 삼성전자, TSMC 등이 씨름하고 있는 전력·발열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연구로 볼 수 있습니다.

전기 병목현상이 대체 뭔가요?

쉽게 말하면 반도체 안에서 전기가 다니는 길목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정체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도로에 차가 몰리면 정체가 생기듯, 반도체 내부에서도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가 제 역할을 못하면 칩 성능이 떨어지고 그만큼 전력도 헛되이 쓰이게 됩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강기범 교수, 견민승 박사, 김연규 박사과정, 홍승범 교수와 성균관대 홍지훈 박사과정, 조성범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밝혔습니다.

왜 지금 이 연구가 중요할까요

AI 반도체가 커지고 빨라질수록 전기 병목현상은 더 심각한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최원경 상무는 나노코리아 2026 행사에서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이 반도체 성능 향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로직 칩,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2.xD’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결국 전기와 데이터가 막힘없이 흐르게 만드는 것이 업계 전체의 화두라는 뜻입니다.

버핏랩 보도에 따르면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장비 병목 현상 자체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합니다. 특정 장비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실제 생산 능력 증가 속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반도체 소재 자체의 전기 병목현상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연구는 병목 문제를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공략하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병목을 어떻게 풀고 있나요

연구 기관과 기업마다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딥테크 기업 알세미는 AI와 물리 기반 모델링으로 반도체 설계와 제조 사이의 공정 병목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엔지니어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반도체 공정의 병목을 AI로 개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알세미는 반도체 소자 모델링 플랫폼 ‘알시스’와 공정·구조 예측 플랫폼 ‘알스피어’를 운영하며 나노종합기술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함께 AI 기반 공정 플랫폼 ‘반디’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전력반도체 쪽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전압에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 반도체 기판 대신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적용해 기존 수평형보다 높은 항복 전압 특성을 구현했다는 설명입니다. 결국 전기가 막히지 않고 잘 흐르게 만드는 기술은 소재, 공정, 패키징 등 반도체 산업 전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셈입니다.

AI 반도체 병목의 다음 단계는 메모리라던데요

업계 전문가들은 병목의 초점이 연산에서 메모리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한 교수는 기존에는 연산 성능을 높이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메모리 월(Memory Wall)’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HBM5, HBM6로 갈수록 기존 TSV(실리콘관통전극) 적층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하이브리드 본딩과 이종집적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AI 데이터센터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과 발열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반도체 칩뿐 아니라 시스템 환경에서 발생하는 열을 함께 최적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큰 그림에서 보면 카이스트와 성균관대의 전기 병목현상 해결 연구는 하나의 단발성 성과라기보다, 반도체 안에서 전기가 흐르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적 통로를 개선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전력 효율과 성능은 결국 이 기본 통로가 얼마나 잘 뚫려 있느냐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용어 정리

  • 전기 병목현상: 반도체 내부에서 전기가 흐르는 길이 막혀 성능이 떨어지고 전력이 낭비되는 현상
  • HBM(고대역폭 메모리): 여러 층의 D램을 쌓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든 메모리 반도체
  • CPO(공동 패키징 광학): 전기 신호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전력 효율을 높이고 지연 시간을 줄이는 기술
  • 하이브리드 본딩: 범프(돌기) 없이 칩과 칩을 직접 붙여 성능과 집적도를 높이는 접합 기술
  • 메모리 월(Memory Wall): 연산 속도는 빨라졌는데 메모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병목 현상

생각해볼 점

  • 전기 병목현상 해결 기술이 실제 양산 반도체에 적용되기까지는 어떤 검증 단계가 더 필요할까요
  • 소재 차원의 병목 해결과 삼성전자의 패키징 기술, 알세미의 AI 공정 최적화처럼 각기 다른 접근이 앞으로 어떻게 맞물리게 될지 지켜볼 만합니다
  • 장비 병목으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와 소재·설계 단의 기술 개선이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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