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역대급 호황이라는데… 왜 고용률 하락 소식이 들려올까요?

핵심 요약: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고용률 하락 흐름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가 무려 44개월 연속으로 줄어들며 고용 한파가 길어지는 중인데요. 대박 터진 반도체 산업의 낮은 취업유발계수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변해버린 채용 시장이 그 배경으로 꼽힙니다.

6월 고용률, 정말 3개월 연속 하락했나?

요즘 반도체 수출이 대박 났다는 뉴스 자주 보셨죠?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일자리 온도는 전혀 다릅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떨어졌고, 결국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매달 찔끔찔끔 줄어들다 보니 당장은 체감이 안 될 수 있지만, 상승세가 꺾이고 본격적인 고용률 하락 국면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고용률 역시 63.2%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줄었는데요.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라 충격이 더 큽니다. 팬데믹 같은 거대한 외부 충격이 없었는데도 고용률 하락 현상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청년 고용은 얼마나 심각한가?

차가운 고용 한파를 가장 뼈아프게 맞고 있는 건 바로 청년들입니다.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 7000명이나 줄었고, 청년층 고용률은 43.9%를 기록하며 무려 26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청년 취업자 수 자체는 무려 4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서, 이제는 일시적인 경기 기복이 아니라 고용률 하락이 완전히 굳어진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26개월, 44개월이라는 숫자는 그냥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닙니다.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청년 고용률 하락세가 지속되었다는 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세대의 취업 기회 자체가 원천 봉쇄되고 있다는 신호거든요. 첫 단추를 꿰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경력을 쌓는 일도, 돈을 모으는 일도, 더 나아가 결혼과 출산 계획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됩니다.

반도체가 잘 나가는데 왜 일자리는 늘지 않을까

수출 효자인 반도체가 전례 없는 호황인데 왜 고용률 하락 방어에는 도움이 안 될까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반도체의 취업유발계수는 생산 10억 원당 2.4명에 불과해, 전체 산업 평균인 8.2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산업이 생산을 10억 원 늘릴 때 직간접적으로 일자리가 몇 개나 생기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이 수치가 낮다는 건 아무리 대박이 나도 새로 사람을 뽑을 일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공장 설비 투자 중심에다가 모든 과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공장이 팽팽 돌아가도 기계가 일하지 사람이 필요한 구조가 아닌 거죠. 결국 수출은 사상 최대를 찍는데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인 ‘고용 없는 성장’의 씁쓸한 단면이 고용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AI와 경력직 선호, 청년에게는 이중 장벽

여기에 청년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이 더 있습니다. 동아일보 분석에 따르면 실무 현장에서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고, 기업들이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신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1 예전 같으면 신입사원을 뽑아 하나하나 가르쳐서 시키던 기초적인 업무들을 이제는 똑똑한 AI 비서가 척척 해내니,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경험 없는 신입을 뽑아 공들여 키울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결국 채용 시장의 대세는 ‘중고 신입’이나 ‘경력직’으로 굳어졌습니다. 신입 공채 문은 바늘구멍처럼 좁아졌는데 경력만 우대하니, 이제 막 졸업한 청년들은 경력을 쌓고 싶어도 쌓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서글픈 악순환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용어 정리

  • 취업유발계수: 특정 산업이 생산을 10억 원어치 늘릴 때 직간접적으로 만드는 일자리 수입니다. 이 숫자가 클수록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큽니다.
  • 고용률: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실제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의 비율입니다.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까지 모두 반영하므로 실제 체감 경기를 더 정확히 보여줍니다.
  • 고용 없는 성장: 경제는 쑥쑥 성장하고 수출도 잘되지만, 정작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모순적인 현상입니다.

생각해볼 점

  • 반도체 같은 주력 산업이 잘 나가도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진다면, 과연 수출 실적 수치만 보고 경제가 좋아졌다고 박수 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 AI의 등장과 경력직 중심 채용으로 청년들의 취업문이 막히고 있다면, 기존의 신입 채용 방식이나 일자리 매칭 시스템도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해야 하지 않을까요?
  • 이번 2분기의 고용률 하락이 코로나19 이후 6년 만에 처음 찾아온 만큼, 단순한 일시적 흔들림일지 아니면 장기적인 고용 침체의 서막일지 매서운 눈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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