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보완대책을 발표한 첫날에도 관련 상품 16종의 거래대금이 1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직접 투자를 멈추라고 경고하는 이례적인 발언을 내놨고, 청와대까지 개선을 주문하면서 후속 규제 논의는 괴리율 문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책 발표 후에도 거래대금이 줄지 않은 이유는?
정부의 보완대책이 나온 다음 날인 2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여전히 1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16종의 거래대금은 여전히 12조 원을 넘어섰다 는 점은 규제 발표 자체가 시장의 투기적 매수 심리를 즉각 꺾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라, 변동성이 큰 종목에서 단기간에 화끈한 수익(또는 엄청난 손실)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죠. 보완대책이 상품 구조 자체를 없애는 매운맛 규제가 아니라 거래 방식이나 안내 강화 수준의 순한맛에 머물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매매 유인이 단번에 사라지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운용사 대표가 직접 경고에 나선 배경은?
이번 사태의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은 정작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운용사 대표가 소비자에게 ‘제발 사지 마라’고 뜯어말리고 나섰다는 점입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배재규 대표는 원주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ETF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ETF 투자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고 하는데요. 이는 레버리지 ETF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 장기적으로는 실제 주가보다 원금이 더 녹아내릴 수 있다는 점을 콕 짚은 것입니다. 상품을 팔아서 수수료를 벌어야 하는 운용사 대표가 직접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정말 보기 드문 일인데요. 그만큼 지금의 거래 열풍이 정상적인 투자를 넘어선 단기 투기 판이 되었다는 우려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앞으로 어떤 규제가 논의될까?
정부의 보완책 발표에 이어 청와대에서도 개선을 주문한 만큼, 향후 후속대책 논의는 괴리율을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1 괴리율은 ETF의 시장 가격과 실제 순자산가치(NAV) 사이의 차이를 뜻하는데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변동성이 요동치는 종목을 추종할 경우 이 괴리율이 쩍쩍 벌어지면서, 투자자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사거나 너무 싸게 팔게 되는 억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까지 직접 나서서 개선을 주문했다는 점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금융당국 차원의 정책 이슈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매우 뜨겁게 주목하는 사안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용어 정리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특정 한 종목(예: 삼성전자)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레버리지 ETF와 달리 개별 종목의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 인버스 ETF: 기초자산 가격이 내릴 때 반대로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청개구리 상품입니다. 인버스 2배(곱버스)는 하락률의 2배 수익을 추종합니다.
- 괴리율: ETF의 시장 거래 가격과 실제 순자산가치(NAV) 사이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괴리율이 크면 투자자가 제값에 거래하지 못해 손해를 볼 위험이 커집니다.
- 기본예탁금: 특정 위험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계좌에 미리 넣어두어야 하는 최소한의 예수금입니다. 무분별한 투자를 막는 일종의 입장권 역할을 합니다.
남아 있는 규제 쟁점
시중에서는 3,000만 원 기본예탁금 지정 등 레버리지 규제 장벽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2 주간경향 보도에 따르면 예탁금 규제는 소액 투자자들의 묻지마 진입을 막는 든든한 방패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돈 있는 사람만 고수익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상품 구조 자체를 칼질할지, 진입 장벽을 높일지, 아니면 괴리율 관리 같은 기술적 보완에 집중할지를 두고 당국의 최종 선택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생각해볼 점
- 보완대책 발표 이후에도 거래대금이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 상품 구조 개편이 아닌 안내·경고성 조치만으로는 투기적 매매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운용사 대표가 직접 투자 중단을 경고한 상황에서도 거래가 이어졌다는 점은, 경고 자체보다 실제 규제(괴리율 관리, 예탁금 등)가 병행돼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3,000만 원 기본예탁금 같은 진입 장벽 규제가 투기 억제와 형평성 문제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는 후속 논의에서 지켜볼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