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20.79% 자동 배분 규칙을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정면 충돌했다.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한 새 산식으로 갈아엎자며 폐지론을 밀고, 교육부는 연동제 자체는 유지하되 초과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리자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21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재정 축소 우려로 개편 논의 자체를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부처 간 잠정 결론 시한인 7월 말이 다가오면서 막판 협상이 한창이다.
교육교부금 20.79% 연동제가 뭐길래 싸움판이 됐나
교육교부금은 정부가 지방교육행정기관에 내려보내는 재원이다. 현행법은 내국세 총액의 20.79%를 자동으로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세 일부도 재원으로 묶여 있어, 내국세 규모가 커지면 교육 예산도 자동으로 불어나는 구조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내국세의 20.79% 자동 배분 규정과 교육세 일부를 교부금 재원으로 하는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개정안을 교육부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교육재정 개편의 목적은 교육예산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연동제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획예산처는 왜 폐지를 밀고 있나
기획예산처가 폐지를 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경직성’ 때문이다. 내국세가 늘면 교육 예산도 자동으로 따라가는 구조라 다른 재정 수요와의 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은 직전 연도 교육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40%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하는 방식을 골자로 한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시대적 우선순위에 따라 합리적으로 자원을 재배분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교육부는 어떻게 맞서고 있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연동제 유지 전제 하에 학령인구 감소를 일부만 반영하고, 일정 수준을 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으로 빼내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최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에 교육계정을 설치해 초과 재원을 AI 교육,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에 쓰도록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자동 배분으로 들어오는 금액 중에서 기준선 위로 넘는 부분을 ‘교육 전용 펀드’에 넣어두고,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쓰겠다는 구상이다. 7월 초 공개 토론회에서도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유
현행 연동제는 세수와 무관하게 학령인구 비율을 묶어두지 않는다. 그래서 인구 구조가 빠르게 꺾이는데도 교부금이 경직적으로 흘러가는 모순이 발생한다. 기획예산처 산식은 학령인구 변화율의 40%만 반영해 완전한 조정은 아니지만 감소 추세를 공식 변수에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절충안도 ‘학령인구 감소를 일부 반영’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구체 반영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쪽 다 학령인구를 공식 인정하면서도 어디까지 반영하느냐에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21개 단체는 왜 전면 중단을 외치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21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우려의 초점은 폐지안과 신규 산식이 가져올 재정 축소 가능성이다. 단체들은 연동제가 교육재정의 안정장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 내국세 연동 구조를 약화시키면 결과적으로 교육 현장 예산이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일부 초과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리겠다는 절충안을 내기도 했지만, 단체 입장에서는 연동 비율 자체가 흔들리는 것 자체가 수용하기 어려운 선을 넘은 셈이다.
시간표는 어떻게 돌아가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제출 시한이 9월 초이기 때문에 부처 합의를 통한 개편안 확정이 8월 말까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계산이다. 이달 말 잠정 결론을 목표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합의가 늦어질 경우 개편안 자체가 차기 예산 반영에서 밀릴 수 있어,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모두 7~8월 안에 어느 정도 타협점을 그려야 하는 압박을 안고 있다. 7월 초 공개 토론회가 열린 뒤에도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막판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생각해볼 점
- 내국세 연동제의 ‘20.79%’라는 숫자는 법적 배분 의무가 걸린 고정 비율이다. 기획예산처가 제시한 ‘직전 연도 교부금 + 3년 평균 경상성장률 + 학령인구 변화율 40%’ 산식이 실제로는 어떤 경로로 줄어들 수 있는지 수치 시뮬레이션이 공개되지 않았다.
- 교육부 절충안의 핵심인 미래대응기금 ‘교육계정’은 기금의 법적 설치와 사용 범위 보장이 전제다. 최 장관이 강조한 ‘법률로 보장’ 요구가 기획예산처의 예산 통제권과 충돌할 여지가 남아 있다.
- 학령인구 변화율을 몇 퍼센트 반영하느냐의 협상 숫자 자체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은 채 협상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합의안에서 이 비율이 어떻게 표기되는지가 재정 안정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