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저작권 소송, 남의 글로 공부한 챗GPT는 유죄일까 무죄일까?

핵심 요약: 구글, 메타,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원본 저작물을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했다는 혐의로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피소되고 있습니다. 쟁점은 AI 학습이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원작자의 시장을 대체하는 침해 행위인지로 좁혀지며, 학습 데이터 비공개로 인한 입증 한계를 두고 규제 논의와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이 동시에 확산되는 중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생성형 AI 모델이 인터넷상의 방대한 텍스트, 이미지, 음원을 학습 재료로 삼으면서 원저작자들의 반발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출판사 아셰트와 엘스비어 등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가 자사의 저작물을 무단 학습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AI 저작권 소송의 서막이 올랐죠.

뉴욕타임스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며 든든한 지원사격을 보냈습니다. YNPIP 분석에 따르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기사 수백만 건을 무단 수집하여 챗GPT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며 손해배상과 데이터 파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것입니다.

음악 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유니버설, 소니, 워너뮤직을 대변해 AI 작곡 서비스 수노(Suno)와 우디오(Udio)가 무단으로 음원을 학습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1

왜 소송이 이렇게 많이 터질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AI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 범위와 방식을 대부분 비밀리에 부쳐두고 모델을 학습시켜왔기 때문입니다. 텍스트, 이미지, 음원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손쉽게 긁어올 수 있는 콘텐츠를 대규모로 끌어다 쓰는 구조가 굳어지다 보니,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내 피땀 눈물이 담긴 창작물이 언제 어떻게 활용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답답한 상황에서 결국 AI 저작권 소송은 저작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열쇠가 된 셈입니다.

AI 학습은 공정 이용인가, 침해인가

이 질문에 대한 AI 기업과 저작권자의 생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저작물을 그대로 대중에게 복제 배포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계적 규칙을 추출했을 뿐이므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저작물을 그대로 대중에게 배포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계적 규칙을 추출했으므로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는 입장입니다. 원본을 베낀 게 아니라 공부해서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논리이지요.

반면 저작권자들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원작과 너무 닮았거나, 원작이 버티고 있는 시장 자체를 위협한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뉴욕타임스나 대형 출판사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지점도 바로 여기입니다. AI 학습에 쓰인 기사나 책 때문에 독자가 더 이상 원본을 찾아 읽지 않게 된다면, 이는 단순한 공부를 넘어서 밥그릇을 빼앗는 ‘시장 대체 행위’라는 주장입니다.

저작권자는 왜 침해 입증이 어려울까요?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셋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법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받으려면 내 작품을 상대방이 참고했다는 ‘의거성’을 피해자가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AI가 내 글을 얼마나 썼는지 꽁꽁 숨겨둔 상황에서는 입증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이렇다 보니 기술적, 구조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제3자가 학습 데이터를 검증하고 공개하도록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따끔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소송 대신 어떤 길을 택하고 있나요?

복잡하고 피곤한 AI 저작권 소송 리스크를 피하고자 머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계약서를 쓰는 것입니다. 언론사나 음반사, 출판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합리적인 값을 치른 뒤 마음 편히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입니다. 법정 싸움이 길어져 배상금 폭탄을 맞느니, 차라리 쿨하게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게 비용 면에서 이득이라는 계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미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율촌과 LG AI연구원은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 라이선스, 저작권 적법성을 검증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체계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라고 합니다. 사전에 문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영리한 행보네요.

용어 정리

  • 공정 이용(Fair Use):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비평, 연구, 보도 등 공익적 목적에 맞으면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테두리입니다.
  • TDM(텍스트·데이터 마이닝) 면책 조항: AI 학습처럼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목적으로 긁어모아 쓸 때 저작권 침해 책임을 면제해주는 꿀 같은 법적 근거입니다.
  • 의거성: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상대방이 내 작품을 분명히 보고 베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줄 수 있는 핵심 연결고리입니다.
  • 옵트아웃(Opt-out): 저작권자가 ‘내 소중한 콘텐츠는 AI 학습용으로 쓰지 말아 달라’고 공식 선언하고 제외를 요청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AI 학습을 위한 별도의 TDM(텍스트·데이터 마이닝) 면책 조항이 입법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학습 데이터 공개나 옵트아웃에 법적 구속력을 주는 조항도 부재한 상황이다라고 합니다. 해외에서 뜨거운 AI 저작권 소송을 거치며 룰을 세밀하게 다듬어가는 동안, 우리나라는 아직 뚜렷한 법적 기준이 없는 조용한 공백기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와중에 국내 로펌과 대기업이 손잡고 스스로 데이터 검증 체계를 다지는 모습은 아주 훌륭한 생존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민간 차원의 자율적인 노력만으로는 힘없는 개별 창작자의 입증 부담이나 대기업의 데이터 비공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씁쓸한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결국 해외에서 흘러나오는 법원의 최종 판결들이 향후 우리나라 법 제정 방향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예정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공정 이용’을 어디까지 인정해 줄지가 앞으로 펼쳐질 국내 입법 시나리오의 핵심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생각해볼 점

  • 오픈AI가 주장하는 ‘통계적 규칙 추출’이라는 방어 논리가, 원본 기사를 그대로 똑같이 읊어버리는 챗GPT의 실제 사례 앞에서도 무사히 통할 수 있을까요?
  • AI 학습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창작자들의 입증 부담을 덜어줄 제3자 검증 기준은 과연 언제쯤 구체화될 수 있을까요?
  • 대한민국에서 법 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민간의 자체 검증과 개별 라이선스 계약이 이 거대한 법적 공백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 함께 눈여겨보아야겠습니다.

출처


  1. 브런치

Similar Post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