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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미·중 AI 전략은 왜 다를까

핵심 요약: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가 열립니다. 미국은 ‘속도’를 앞세워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중국은 ‘표준 선점’을 통해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주도하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어 이번 대회가 단순 기술 전시를 넘어 규제 주도권 싸움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란 무엇인가

WAIC는 2018년 시작된 중국 정부 주최 최대 AI 행사로, 중국 외교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공업정보화부와 상하이시 인민정부가 공동 주관합니다. 올해는 ‘스마트 파트너,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리며, 전시 면적이 처음으로 10만㎡를 넘고 11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총 3000여 개 제품이 전시되고 이 중 300여 개가 세계 최초 공개됩니다. 특히 튜링상과 노벨상 수상자 9명이 참석해 학술회의를 여는데, 딥러닝 연구로 튜링상을 받은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도 유엔의 AI 거버넌스 틀을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대회는 지난 6~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회 유엔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 직후에 열린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습니다. 193개 유엔 회원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참여했던 이 대화에서 주요 AI 강국들의 접근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는데,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가 그 연장선에서 각국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왜 미국과 중국의 AI 전략이 이렇게 다를까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자문 연구원 밸런스 하우든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은 속도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문제가 생긴 뒤 법원과 입법으로 해결하려 하는 반면 중국은 위험이 현실화하기 전에 미리 관리하려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이던 AI 모델 사전 검증 기간을 30일로 단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긴 검토 기간이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고 우려한 데 따른 조치였습니다.

반면 중국 기업은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에 등록하고 보안 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이 과정에만 통상 1~3개월이 걸립니다. 대신 중국 정부가 밀고 있는 카드는 표준 선점입니다. 유엔 주도 국제협약은 만들어지기 어렵고 만들어져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반면, 국제전기통신협회(ITU) 같은 기구가 채택하는 표준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계산입니다. 리러청 중국 공업정보화부장은 유엔 AI 거버넌스 대화에서 ‘선한 목적을 위한 AI’ 개념을 표준 개발 전 과정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서로의 AI 모델 해외 접근까지 막는다고?

미국은 앤트로픽의 최첨단 AI 모델 미토스의 해외 접근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규제했다가, 자국 기업의 영향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에 최근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그런데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도 알리바바·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술기업들과 최근 한 달간 회의를 열고 자국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공개 모델뿐 아니라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에 이어 AI 모델 자체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취급되면서 미·중 AI 디커플링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각국이 독자 AI 모델 개발에 나서는 이른바 ‘소버린 AI’ 흐름이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됩니다.

WAIC에서 중국은 무엇을 보여줄까

화웨이가 초대형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을 세계 최초 공개할 예정이고, 차세대 AI 반도체와 AI 에이전트 스마트폰 등도 함께 선보입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이 자체 AI 인프라를 얼마나 구축했는지 보여주는 자리인 셈입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의 AI, 세계를 이롭게 하다’ 사례집과 ‘AI 협력 발전 행동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엔 AI 연산능력 공유, 오픈소스 생태계, AI 안전 거버넌스 등 국제 협력 방안이 담깁니다. 같은 위원회는 지난해 중국 AI 산업 규모가 1조 위안을 돌파했고 올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AI 스마트폰과 AI PC 판매량이 일반 제품 판매량을 처음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용어 정리

  • WAIC(세계인공지능대회): 2018년부터 중국 정부가 주최해온 대규모 AI 산업 박람회로, 기술 전시와 정책 발표가 함께 이뤄지는 행사입니다.
  • 오픈웨이트 모델: 모델의 가중치 파일을 공개해 누구나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수정·운용할 수 있게 한 AI 모델을 말합니다.
  • 소버린 AI: 특정 국가나 지역이 외부 의존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운용하는 독자 AI 체계를 뜻합니다.
  • AI 디커플링: AI 기술과 생태계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분리되어 독자 노선을 걷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모델 접근권, 컴퓨팅 자원,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기술 의존도를 몰아주는 선택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국제전기통신협회 같은 표준화 기구를 통해 AI 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과 정부가 관련 국제 표준 논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내 AI 산업의 운신 폭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미·중이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한국 기업들이 해외 AI 모델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국내 자체 AI 모델 개발, 즉 소버린 AI 논의에도 힘을 실을 만한 대목입니다.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발표될 국제 협력 방안이나 거버넌스 논의 결과가 향후 한국의 AI 정책 방향에도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각해볼 점

  • 속도를 우선하는 미국식 접근과 사전 관리를 앞세우는 중국식 접근 중 어느 쪽이 장기적으로 AI 산업과 안전성에 더 유리할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 중국이 국제 표준화 기구를 통해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국제사회에서 통용될지는 지켜볼 부분입니다.
  •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자국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다른 나라들의 AI 개발 방식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관심 있게 볼 대목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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