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공기업에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스스로 걸어 나오는 ‘공기업 저연차 퇴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심각한데요, 민간 기업 대비 아쉬운 임금 인상률과 지방 근무 및 전국 순환 근무에 대한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기업 퇴사자, 실제로 얼마나 늘었나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기업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실제 수치로 보면 그 심각성이 더 피부로 와닿습니다.
먼저 Daum 보도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의 자진 퇴사자는 2021년 313명에서 지난해 602명으로 증가했고, 30대 이하 퇴사자는 282명에서 579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전체 퇴사자 증가분의 대부분을 파릇파릇한 젊은 직원들이 차지한 셈이죠.
한국수자원공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자진 퇴사자는 2021년 162명에서 지난해 186명으로 증가했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합니다.
자산 규모 상위 10대 공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무려 6곳에서 스스로 짐을 싼 퇴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ouTube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전력은 160명, 한국수력원자력은 136명이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하네요.1 나머지 4곳은 이번 조사에서 퇴사자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 저연차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까
그토록 좁은 취업 문을 뚫고 들어간 인재들이 왜 ‘공기업 저연차 퇴사’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까요? 가장 먼저 손꼽히는 원인은 바로 ‘지갑 사정’, 즉 임금 구조와 인상 폭의 한계입니다.
네이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10대 공기업의 초임은 3,865만 원에서 5,263만 원 수준이나, 임금 인상률이 제한되어 성과 기반의 연봉 협상이나 대기업 수준의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첫 단추를 꿸 때는 민간 기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 인상률의 차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연봉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것이죠. 과거에는 ‘정년 보장’이라는 고용 안정성과 복지 혜택이 이 격차를 메워줄 만큼 매력적이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그 균형 추가 무너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방 근무 제도는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돈 문제만큼이나 이들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복병이 있습니다. 바로 ‘지방 근무’와 ‘전국 순환 근무’ 제도입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공기업이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국 사업소 순환 근무로 인해 정주 여건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순히 지방에서 일하는 것 자체도 낯설고 힘들지만, 수년마다 근무지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 순환 근무 특성 때문에 결혼이나 육아, 내 집 마련 같은 장기적인 인생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 젊은 직원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한 것이죠. 서울이나 수도권 거주를 선호하는 청년들에게는 입사 초기부터 롱런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용어 정리
- 자발적 퇴사(자진 퇴사): 해고나 정년퇴직이 아니라 본인의 의사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통계는 모두 이 자발적 퇴사자 수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순환 근무: 한 직원이 일정 기간마다 다른 지역의 사업소나 지사로 옮겨 근무하는 제도입니다. 조직 전체의 업무 경험을 균등하게 배분하려는 목적이 있지만, 개인의 거주지 선택권은 제한됩니다.
- 임금 인상률 제한(공공기관 임금 지침): 정부가 공공기관 전반의 임금 인상 폭을 매년 지침으로 정해두는 제도로, 개별 기관이나 직원의 성과와 무관하게 전체 인상률이 일정 수준으로 묶이는 구조를 만듭니다.
생각해볼 점
- 10대 공기업 중 자발적 퇴사자가 늘어난 곳은 6곳이었습니다. 나머지 4곳은 왜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았는지, 근무지나 처우 구조의 차이가 있었는지 따져볼 만합니다.
- 초임 기준으로 보면 3,865만~5,263만 원 수준으로 낮지 않은데, 인상률 제한이 실제로 몇 년 차부터 민간 대비 격차를 벌리는지 구체적인 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수도권에 위치해 이번 논의에서 예외로 꼽혔습니다. 근무지 조건이 실제로 퇴사율 차이로 이어지는지 다른 수도권 공공기관과 비교해볼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