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AI와 반도체로 한국에 건 ‘중국 아니면 미국’ 양자택일 압박, 그림은?

핵심 요약: 미국이 AI와 반도체 공급망을 무기로 삼아, 한국에게 중국과의 거리를 두라고 압박하고 있어요. ‘AI 기회 성명’ 서명국들에게는 중국 중심 조직 가입을 막았고, 반도체 쪽에서는 ‘100% 관세 혹은 미국 생산’이라는 이분법적 선택지를 내밀었죠.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과 중국,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AI 공급망에서도 시작된 ‘양자택일’ 게임

2025년 6월, 미국 국무부는 ‘AI 기회 성명’에 서명한 35개국에 서한을 보내,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AI협력기구(WAICO)’ 같은 조직에는 가입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경향신문 보도에 따릅니다. 초안에는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AI 영역에서도 공식적으로 ‘미국 vs 중국’ 구도를 만들었어요. 서명국이 이 선택을 거부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AI 공급망과 표준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암묵적 압력이죠.

이 움직임은 AI를 넘어 반도체와 핵심광물까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팍스 실리카(Pax Silica)’ 협의체의 기조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 협의체에 가입하면 중국과의 거래에 제약이 생기고, 가입하지 않으면 미국 주도의 첨단 공급망에서 뒤쳐지게 됩니다. 한국처럼 양쪽 시장에 모두 의존하는 국가에게는 더욱 힘든 선택이 될 수밖에 없어요.

반도체 압박, ‘100% 관세냐 미국 생산이냐’라는 초강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메모리를 생산하려는 모든 기업은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관세와 투자,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노린 전략이죠. 한국의 메모리 강국 지위를 정면으로 겨눈 발언이라 충격이 컸어요.

여기에 더해, 미 상무부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이 누리던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폐지하고 연간허가제로 바꿨습니다. 이는 다음 해 허가 갱신이 거부되면 중국 공장 운영에 즉각적인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죠. 팍스 실리카의 영향이 반도체 장비·부품 수출 통제로 확대된다면, 두 회사의 중국 공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어요.

호실적이 오히려 독이 된다? 301조 조사의 그림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 올해 3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구조적 과잉생산’ 여부를 조사하는 301조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할 명분을 마련하는 구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올해 7월 전년 동기 대비 약 179% 급증했고, 대미 수출도 크게 늘었습니다. AI 관련 제품이 세계 무역 성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호실적이 오히려 미국의 규제 카드를 꺼내기 쉬운 환경을 만든 거죠. 무역 흑자가 클수록 압박은 더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그럼 한국에게 남은 카드는 뭘까?

모든 것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에요. 미국 빅테크들, 특히 엔비디아 같은 AI 칩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사실상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측에도 일정한 협상력을 부여하는 요소죠. 미국도 단기간에 이 공급망을 완전히 끊는 건 어려울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미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에 자발적 수출규제와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던 역사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팍스 실리카라는 새로운 다자간 프레임까지 더해지면, 한국은 과거 일본보다 더 다층적이고 복잡한 압박을 받게 되는 셈이에요.

결국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반도체와 AI가 한국 경제의 허리인 상황에서, 미국의 이중 압박은 한국 산업 전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팍스 실리카에 참여하면 중국 시장 손실이 불가피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과 기술 협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요. 정부와 기업 모두 ‘양다리 걸치기’ 전략을 꾀하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은 그 여지를 점점 좁혀가고 있습니다.

VEU 연간허가제 전환과 301조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 한국은 ‘중국 공급망과 시장’과 ‘미국 시장과 기술’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복잡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HBM이라는 중요한 협상 카드를 손에 쥐고 있지만,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생각해볼 점

  • VEU 허가가 2027년에 갱신되지 않는다면, 삼성과 SK의 중국 공장에는 정말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 301조 조사에서 ‘구조적 과잉생산’으로 판단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까지 관세 압박이 확대될 수 있을까요?
  • HBM 공급 독점이 한국의 협상 지위를 얼마나 높여줄 수 있을까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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